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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버이날 때마다 너무 힘드네요. 다들 어떠세요?
    카테고리 없음 2022. 5. 10. 17:58

    안녕하세요. 항상 눈으로만 보다가 이렇게 제 속상한 마음을 올려보는 날이 오네요.
    저는 현재 30 초반 사무직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작년에 결혼했고, 감사하게도 시댁이 부유한 편에 속합니다. 시댁에서 집 해주셨고 저희 집에서는 저한테 천만 원 주셨습니다. 그 외 해주신 것 없으시고, 결혼식 축의금 또한 부모님 드렸습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는 어버이날이나 부모님 생신 등 '부모님'과 관련 있는 연례행사에서 과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친구들에게 매번 상담도 받았는데, 특히나 올해 마음이 더 힘드네요. 내가 너무 부모님의 칭찬과 인정에 맞춰 살았던 건 아닐까,,,라는 씁쓸한 감정이 밀려와 여기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일단 저희 집은 유복한 편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찢어지게 가난한 것도 아니지만, 감사하게도 부모님께서 저와 제 동생 모두 학자금대출 없이 대학 졸업을 할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집안에서 저는 항상 유별난(?) 사람에 속했습니다. 엄마-아빠-남동생은 항상 문제없이 평화로웠고 저는 인정머리 없고 싸가지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혀왔습니다. 그러면서 저의 희생은 꽤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예요. 그리고 저와 엄마는 그리 따뜻한 모녀관계(?)는 아닙니다. 저는 그런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는데, 엄마는 제가 성인이 된 이후로 다른 집과의 모녀 관계를 비교하면서 서운함을 드러내시는데 솔직히 어이가 없습니다.
    1. 저는 대학생 때 일주일 용돈 10만원 으로 생활했습니다. (원래 7만원이었는데, 도통 생활이 불가능해져서 3만원 올려서 10만원 받았습니다.) 학교 소재지가 경기도라 광역버스를 타고 다녀야 했는데, 사실 통학이 너무 힘들어서 자취나 기숙사를 말씀드려봤으나 그때는 저에 대한 통제가 엄청났을 때라 절대 불가로 결론이 났고, 결국 4년 내내 통학했습니다. 그리고 대망에 졸업식 날 학교에 오신 저희 어머니께서 “쓰니야, 너 학교 통학하기 힘들었겠다.”라는 말에 웃펐습니다. 나중에 제 동생은 기숙사나 자취 등 그 지역에 부동산도 같이 돌아봐 주시고 자취방도 잡아주셨습니다. 제가 서운하다고 말하니 마음을 곱게 쓰라고 하셨어요.
    2. 대학생 때 주말 당일 아르바이트를 자주 했습니다.
    놀이공원이나 결혼식 출장 뷔페에서 일했어요. 그때 제가 받았던 하루 일당은 5만 5천 원~6만 원이었어요.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면 정말 온몸이 쑤셨어요. 그래도 내가 번 돈, 매번 가족들에게 뭘 그렇게 사줬는지,,, 하루는 함께 감자탕을 먹으러 갔는데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저를 칭찬해 주셨어요. 현금 6만원 받은 거 바로 감자탕 값으로 지불하고 나오면서도 내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만약 제 자식이 하루 일해서 벌어 온 돈으로 밥 사준다고 하면 저는 제가 냈을 것 같아요.
    3. 대학생 때 엄마 생일이 다가왔어요.
    엄마는 다른 집 자녀와 저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언제까지 얼마를 모아서 엄마한테 생일 선물로 주라고 말했어요. 그때는 정말 그게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뭔가 ‘빨리 끝내고 싶다.’라는 생각만 들었어요. 결국, 우여곡절 끝에 그 돈을 모아서 드렸습니다.
    4. 대학생 때 해외봉사나 해외연수 갈 돈, 그 어떤 활동비에 대해 한푼도 지원 받은 적 없습니다.
    5.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에 입사하자마자 통신비, 보험비 다 제가 가져왔습니다. 그 당시에 세후 100만 원 초반 정도 받고 일했습니다. 제가 일하는 분야가 엄청 박봉이에요. 근데 부모님은 제 수입에 대해 통제(?)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월급이 얼마며~ 원래 이런 건 부모한테 말해야 한다면서~ 그냥 계속해서 저를 통제하려고 하셨어요. 그리고 그 당시 동생이 군 복무 중이었는데, 동생한테 매달 10만 원씩 용돈 주라면서,,, 당연히 못 챙겨줬습니다. 동생이 제대 하고 나서 제게 취업도 했으면서, 동생 용돈주기 아까웠느냐며 뭐라 하더라고요.
    6. 회사를 다니다 다른 분야로 이직을 준비했어요. 그때 회사를 그만두고 하루에 아르바이트 두 탕 뛰고, 주말까지 일하며 제 용돈은 제가 벌어서 생활했고 통신비, 보험비도 다 제가 부담했습니다. 이직을 위해서 다녔던 학원, 과외, 그 외 자격증 시험료, 일절 지원받지 않았어요.
    7. 오랜 시간 이직준비가 길어지자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고 우울증까지 왔습니다. 그때 친구 어머니께서 저를 단순 사무직 분야로 취직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지금 생각해도 생명의 은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출근하는 날, 이 세상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에 행복했습니다. 그 당시 여과장이 저를 엄청 괴롭혔는데도 참았어요. ‘여기서도 못 버티면 안 된다.’ 라는 마음으로 버텼습니다. 근데 부모님은 네가 뭐가 부족해서 그런 곳에서 일하느냐며, 한숨만 푹푹 쉬시고, 집에서 저를 유령인간 취급하시고,,, 아빠는 저한테 ‘내가 너한테 거는 기대가 컸는데,,,’(실제 음성) 라며 저를 마치 인생 실패자/낙오자 취급했습니다. 그 와중에 엄마는 첫 월급 받았는데 다른 집안 자식들은 첫 월급으로 부모한테 용돈도 주고~ 뭣도 사주고 하는데~라며 핀잔줬습니다. 사실 첫 월급 받았다고 가족들에게 밥도 사고 엄마가 필요했던 것들 백화점 가서 사드렸었거든요. 그냥 모든 게 다 허무하게 느껴졌습니다. 결국은 예쁜 봉투에 용돈 담아 드리고 가방도 제 카드로 할부해서 사다 드렸습니다.
    8. 이런 일들을 겪고 나니 매번 어버이날, 부모님 생신 때마다 피가 마르는 느낌이 들어요. 저는 ‘가스라이팅’ 이란 말이 저와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단언했는데, 생각해보니 제가 어렸을 때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부모님 입맛에 맞게 길들여져 왔더라고요.
    9. 평상시에 전화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도 ‘너는 있는 집으로 시집가서 좋겠네’라며 말하고, 앞으로 동생 앞날을 저희 시댁에서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눈치로 말씀하시고, 제가 사는 것에 되게 불만인 것처럼 말씀하세요. 자식의 행복이 불만인 것처럼요.
    10. 역시나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용돈도 챙겨가고 나름 신경 썼다고 생각했는데, 엄마 표정이 안 좋더라고요. 나중에 들어보니 결론은 ‘엄마가 너희한테 헌신은 아니지만 그래도 없는 형편에도 해 주려고 열심히 노력은 했다고 본다~’(실제 카톡 내용) ‘이번에도 역시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참 마음이 안 좋네요. 결혼하고 독립을 해도 여전히 영향을 받고 있는 저 자신이 안쓰럽다가도, 바보 같다가도,,, 이제 안 보고 사니 점점 나아지지 않을까? 마음 위로하면서 오늘을 보내고 있습니다. 매번 가족행사 때마다 불효를 저지르고 있는 것 같은 마음에 힘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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